포천 동남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엄현아 양은 2003년 11월 5일, 곧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어머니에게 연락한 후 실종되었다. 당시 엄 양은 친구와 함께 귀가하다 엄 양의 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인 축석초등학교 부근에서 헤어졌다. 그 곳에서부터 집까지는 가로등 하나 없는 외딴 길이다. 같은 날 오후 8시 경 엄 양의 아버지가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으며 초기에 경찰은 단순 가출 사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였다. 2003년 11월 28일, 엄 양의 집에서 8km 떨어진 도로 공사현장 인근 쓰레기 더미에서 엄 양의 신발과 가방, 휴대전화 등의 유류품을 발견하였으나 그 외에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한 채 제보에만 의존하였다. 납치로 수사 방향을 전환하고 2개전담반으로 확대해 수사를 다시 진행하였으나 실종 96일 후인 2004년 2월 8일 오전 10시, 유류품 발견 장소로부터 2km, 엄 양의 집으로부터 6km떨어진 이동교리의 배수로 안에서 숨져있는 엄 양을 발견하였다. 배수로는 29인치 TV포장용 종이상자로 허술하게 가려져있었으며 엄 양의 시신은 교복과 속옷이 모두 벗겨진 상태였으나 성폭행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. 시신은 이미 오래전에 유기된 듯 얼굴부터 가슴까지 상반신이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으며 손톱과 발톱에 붉은색 매니큐어가 발라져있었다. 현장 수색에 연 인원 6천여 명이 동원되었고 휴대전화 통화내역 2만 3천여 건, 차량 2천3백여 대에 대한 연관성 수사가 이어졌으나 별 다른 단서를 발견하지 못하였고 엄 양의 입고 있었던 교복과 속옷 등은 끝내 발견하지 못하였다. 또한 2004년 10월 16일, 엄 양의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이 수사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기도 하였다.